🗂️ 목차
- 포르투갈에서 가장 ‘포르투갈다운’ 마을, 몬산투
- 기이한 바위와 집의 공존, 살아 있는 돌 마을
- 시간의 틈 속으로 들어간 듯한 중세 마을 산책
- 왜 몬산투를 꼭 방문해야 할까?
1. 포르투갈에서 가장 ‘포르투갈다운’ 마을, 몬산투
포르투갈은 대서양의 아름다운 해안 도시부터 유서 깊은 중세 도시까지 다양한 매력을 지닌 나라다. 하지만 수도 리스본이나 포르투의 유명세 뒤에 가려져 잘 알려지지 않은 보석 같은 마을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몬산투(Monsanto)는 그야말로 “숨겨진 진주”다. 이 마을은 단순한 시골 마을이 아니다. 전 세계 어디서도 보기 힘든, 거대한 바위와 건물이 공존하는 독특한 풍경을 지닌 곳으로, 사람과 자연이 만들어낸 기묘한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몬산투는 포르투갈 중부, 스페인 국경에 가까운 이다냐아노바(Idanha-a-Nova) 지자체에 속해 있으며, 1938년 포르투갈 정부로부터 ‘가장 포르투갈다운 마을’로 공식 지정된 바 있다. 이 수식어는 단순한 홍보 문구가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외부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포르투갈 고유의 전통적 삶을 간직해 온 마을이란 뜻이다. 도시에선 느낄 수 없는 정적, 고풍스러운 석조 건물, 그리고 자연 그대로를 닮은 골목길. 이 모든 것이 몬산투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2. 기이한 바위와 집의 공존, 살아 있는 돌 마을
몬산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거대한 화강암 바위들이다. 마치 산 전체가 커다란 돌로 덮여 있는 듯한 인상인데, 더 놀라운 건 이 바위들 위에, 혹은 바위 사이에 집들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집들은 바위를 지붕 삼아 세워져 있고, 어떤 집은 바위 자체가 집의 한 벽면을 이루기도 한다. 자연의 구조물을 최소한의 가공만으로 주거 공간으로 활용한 것이다.
이처럼 바위와 집이 한 몸처럼 연결된 풍경은 그야말로 몬산투만의 시그니처다. ‘자연이 만든 조각 위에 인간이 만든 조형물이 얹혀 있다’는 말이 이 마을만큼 잘 어울리는 곳이 또 있을까? 집을 따라 이어지는 골목들도 울퉁불퉁한 바위 지형에 맞춰 만들어져 있어, 평범한 길 하나도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바위 밑에 자리 잡은 ‘Casa de Uma Só Telha(지붕이 하나뿐인 집)’는 대표적인 포토 스팟으로, 관광객들이 꼭 사진을 남기고 가는 명소다.
3. 시간의 틈 속으로 들어간 듯한 중세 마을 산책
몬산투를 걷다 보면, 마치 몇 세기 전으로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착각이 든다. 자동차는 거의 다니지 않으며, 골목마다 자갈길과 석조 계단이 이어져 있다. 주민들은 아직도 전통 의상을 입고 생활하는 경우가 많고, 집 앞 작은 마당에는 말린 허브와 옥수수가 매달려 있는 등, 고요하면서도 정겨운 풍경이 가득하다.
마을 정상부에는 몬산투 성(Castelo de Monsanto)이 자리하고 있다. 12세기경 템플 기사단에 의해 지어진 이 요새는 지금은 폐허 상태지만, 마을과 주변 평원을 내려다보기에 가장 좋은 장소다. 특히 해 질 무렵 성 위에 올라서면 붉게 물든 바위와 마을의 지붕들, 그리고 저 멀리 펼쳐진 초원이 어우러져 감탄이 절로 나온다.
산책을 하다가 현지 카페나 가정식 식당에 들러 ‘바칼라우(Bacalhau, 대구 요리)’나 포르투갈식 수프를 맛보는 것도 여행의 묘미다. 관광지화되지 않은 이곳은 오히려 순박하고 따뜻한 분위기로 여행자들을 맞이한다. 마치 오랜 시간 친구처럼 다정한 이웃들이 마을을 이루고 있는 느낌이 든다.
4. 왜 몬산투를 꼭 방문해야 할까?
몬산투는 ‘특별한 경험’을 찾는 여행자에게 이상적인 곳이다. 바쁜 일정 속 유명 관광지를 찍고 또 찍는 여행이 아닌, 한적한 골목에서 발길 가는 대로 걷고, 현지인의 삶 속으로 스며드는 여행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 마을의 매력을 단박에 느낄 수 있다. 또,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몬산투는 피사체 하나하나가 그림 엽서처럼 완벽하다.
리스본이나 포르투에서 바로 연결되는 고속열차 노선은 없지만, 기차와 버스를 조합하면 하루 반나절~1박 2일로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 오히려 조금 불편한 접근성이 이 마을을 더욱 한적하게 지켜주는 요인이 된다.
기묘한 바위 풍경과 인간의 삶이 한데 섞인 몬산투는 마치 살아 있는 미술 작품과 같다. 자연을 해치지 않고 공존해온 지혜, 시간을 뛰어넘은 전통, 그리고 사람의 손길이 닿은 따뜻한 일상. 이 모든 것이 한데 모인 곳이 바로 몬산투다. 아직 전 세계적으로 크게 알려지지 않은 지금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담을 수 있는 최적의 시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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