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말레이시아 속 미식 여행의 진짜 주인공, 이포
- 로컬들이 사랑하는 숨은 맛집 – 화려하진 않지만 깊은 맛
- 역사와 감성이 담긴 구시가지 산책
- 느림의 미학, 이포에서 현지인처럼 살아보기
1. 말레이시아 속 미식 여행의 진짜 주인공, 이포
말레이시아에서 ‘미식 여행’을 떠올릴 때 대부분은 조지타운이 있는 페낭(Penang)을 먼저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지인들 사이에서 더 정겹고, 덜 관광화된 음식 도시로 꼽히는 곳이 바로 이포(Ipoh)입니다.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북쪽으로 약 200km, 차로 2시간 반 정도 거리에 위치한 이포는 페라크 주의 주도로, 한때 주석 광산으로 번영을 누린 도시이기도 하죠.
이포는 대도시처럼 북적이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활기차고 개성 넘치는 도시입니다. 특히 말레이시아 내에서 중화계 커뮤니티의 비율이 높은 곳으로, 그만큼 다양한 중국계 전통 음식이 세대를 거쳐 이어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인도, 말레이계 요리도 쉽게 찾을 수 있어 ‘음식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도 매우 풍부한 매력을 지닌 도시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이포는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슬슬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이포 화이트 커피’는 말레이시아를 대표하는 커피 브랜드로 성장했으며, 원조 커피숍을 찾아 이포를 방문하는 이들도 늘고 있죠. 하지만 이곳의 진짜 매력은 오히려 관광지화되지 않은 ‘현지스러움’에 있습니다. 번쩍이는 간판이나 고급 레스토랑이 아닌, 골목길 노포와 재래시장에서 발견하는 풍경이 이포의 진짜 얼굴입니다.
2. 로컬들이 사랑하는 숨은 맛집 – 화려하진 않지만 깊은 맛
이포 음식의 가장 큰 특징은 진하고 깊은 국물 맛과 부드러운 식감입니다. 가장 유명한 메뉴 중 하나는 바로 이포 치킨 라이스(Ipoh Chicken Rice). 닭고기를 삶아낸 육수로 만든 쌀밥에, 간장 소스를 뿌리고 숙주와 함께 내는 단순한 구성의 음식이지만, 고기의 촉촉함과 밥의 풍미가 완벽한 조화를 이룹니다. 현지인 추천 맛집으로는 ‘Lou Wong’ 또는 ‘Onn Kee’를 들 수 있죠.
또한, 이포 호펀(Ipoh Hor Fun)이라는 쌀국수도 필수입니다. 쫀득하고 부드러운 넓은 쌀국수에, 새우와 닭고기 육수가 어우러진 진한 국물로 내어지는 이 요리는 아침 식사로도 즐겨지며, 구시가지의 ‘Thean Chun’ 같은 노포에서 그 전통적인 맛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포 화이트 커피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명물입니다. 로스팅 과정에서 마가린을 사용해 풍미를 살린 이 커피는 일반 커피보다 훨씬 부드럽고 고소하며, 현지 커피숍인 ‘Old Town White Coffee’나 ‘Nam Heong’에서 원조 스타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커피와 함께 곁들이는 카야 토스트도 많은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어요.
이 외에도 로컬 마켓에서는 카리 미(Curry Mee), 쳉푼(Cheong Fun), 로작(Rojak), 팟치(Pak Chee) 등 다양한 로컬 음식들을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습니다. 이포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끼니가 아닌, 한 그릇마다 이야기가 담긴 미식 여행이라 할 수 있죠.
3. 역사와 감성이 담긴 구시가지 산책
이포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오래된 시간의 멋이 살아있는 구시가지(Old Town)입니다. 구시가지는 과거 영국 식민지 시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거리로, 석조 양식의 건물들과 유럽풍 기차역, 그리고 빈티지 간판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곳은 단지 걷는 것만으로도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감성을 느낄 수 있죠.
특히 이포 기차역(Ipoh Railway Station)은 ‘말레이시아의 타지마할’로 불릴 만큼 아름다운 외관을 자랑하며, 여전히 현역으로 운영 중인 역사적인 건축물입니다. 근처에는 시계탑, 구법원, 컬러풀한 벽화 거리도 있어 산책 코스로 제격입니다.
또한, 이포의 골목 골목에는 유명한 그라피티 아티스트 ‘Ernest Zacharevic’의 벽화가 숨겨져 있어, ‘벽화 찾기’도 이포를 즐기는 또 다른 재미가 됩니다. 상업적인 관광지처럼 과하게 포장되지 않아, 훨씬 더 현실적이고 생동감 있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죠.
오래된 서점이나 레코드숍, 수공예 상점들이 모여 있는 골목에서는 예상치 못한 ‘감성적인 발견’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포는 ‘느린 여행’을 즐기기에 딱 좋은 도시로, 천천히 골목을 걷다 보면 로컬 삶과 마주치는 순간들이 많습니다.
4. 느림의 미학, 이포에서 현지인처럼 살아보기
이포는 단기 여행자보다 며칠 이상 여유 있게 머물며 도시의 리듬을 체험하려는 사람들에게 훨씬 더 매력적입니다. 바쁜 일정 대신, 오전엔 커피 한 잔으로 여유를 시작하고, 낮에는 재래시장이나 골목 식당에서 현지 음식을 천천히 즐기는 식이죠.
도시 외곽으로 조금만 벗어나면 석회암 동굴 사원(Kek Lok Tong, Perak Tong)이나 호수 정원, 열대 과일 농장, 온천 리조트 같은 자연과 힐링이 공존하는 명소들도 많습니다. 번화하지 않지만 그만큼 조용하고 차분한 여행을 원하는 사람에게 딱 맞는 공간입니다.
이포의 숙소는 대부분 저렴하면서도 쾌적한 편이고, 로컬 가정집을 개조한 부티크 게스트하우스도 많아 현지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호스트와 교류하거나 직접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숙소를 선택하면, 현지인의 하루를 체험하는 여행이 가능해지죠.
페낭이나 쿠알라룸푸르처럼 관광객으로 붐비지 않지만, 그래서 더 ‘진짜 말레이시아’를 만날 수 있는 도시, 이포. 이곳에서는 일상이 여행이 되고, 소박한 음식 한 그릇이 기억에 남는 특별한 경험이 됩니다. 다음 말레이시아 여행 일정이 있다면, 지도에 이포(Ipoh)를 꼭 체크해 보세요. 여러분만의 미식 여정이 시작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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