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세틀(Settle) – 요크셔 데일즈의 관문이자 기차 마을
- 세틀의 구불구불한 골목과 전통 시장
- 세틀-칼라일 철도: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도 노선
- 세틀 여행 추천 코스와 매력 포인트
1. 세틀(Settle) – 요크셔 데일즈의 관문이자 기차 마을
영국 북부 요크셔 주(Yorkshire)에 위치한 작은 마을 세틀(Settle)은, 요크셔 데일즈 국립공원(Yorkshire Dales National Park)으로 향하는 관문 같은 존재다. 이름도 소박하고, 규모도 소박한 이 마을은 거대한 자연과 인간적인 소도시의 매력을 모두 품고 있다. 런던이나 맨체스터처럼 번화한 대도시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여유롭고 평화로운 시골 풍경 속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여행자들에게 제격이다.
세틀은 특히 '철도 마을'로도 유명하다. 19세기 후반, 세틀과 스코틀랜드 칼라일을 연결하는 '세틀-칼라일 철도(Settle–Carlisle Railway)'가 개통되면서 이 작은 마을은 중요한 교통 거점이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고속도로와 자동차 교통이 발달하고, 주요 산업이 쇠퇴하면서 세틀은 다시 조용한 소도시로 돌아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 고즈넉함과 소박함이 오늘날 세틀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산과 들, 강과 마을이 어우러진 이곳은, 대자연 속 작은 기차 마을이라는 동화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2. 세틀의 구불구불한 골목과 전통 시장
세틀의 매력은 단순히 기차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마을 중심부로 들어서면, 돌로 쌓은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구불구불한 골목길이 이어지며 마치 과거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세틀의 거리들은 대체로 작고 소박하지만, 그 안에는 아기자기한 카페, 로컬 수공예품 가게, 작은 갤러리, 가족 경영 레스토랑 등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여유롭게 산책하며 둘러보기에 딱 좋다.
특히 매주 화요일에 열리는 '세틀 마켓(Settle Market)'은 이 마을의 자랑이다. 13세기부터 이어져온 이 전통 시장은 지역 농산물, 수공예품, 빈티지 물품 등을 판매하는 노점들로 가득 차 활기를 띤다. 현지인과 여행자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시장 풍경은, 대형 쇼핑몰이나 관광지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따뜻함을 선사한다.
골목을 걷다 보면 마주치는 중세풍 교회들과 오래된 퍼브(Pub)들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낮에는 커피 한 잔을 들고 천천히 걷고, 저녁이면 퍼브에 들러 로컬 맥주 한 잔을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이 세틀 여행의 진정한 묘미다.
3. 세틀-칼라일 철도: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도 노선
세틀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를 하나만 꼽는다면 단연 세틀-칼라일 철도다. 이 철도는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선으로 손꼽히며, 많은 철도 애호가들과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1876년에 완공된 이 노선은 세틀을 출발해 북쪽 스코틀랜드 칼라일까지 이어지는데, 총 길이 약 116km, 중간에 20여 개가 넘는 역사적인 다리와 터널을 지난다.
특히 이 철도 노선의 하이라이트는 ‘리블헤드 고가교(Ribblehead Viaduct)’다. 거대한 아치형 석조 다리 위를 기차가 천천히 건너는 장면은 정말 장관이다. 광활한 초원과 황량한 벌판 위를 가로지르는 이 다리와, 천천히 움직이는 기차는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 세틀 기차역에서도 쉽게 티켓을 구매할 수 있고, 단순히 이동 수단이 아니라 ‘기차 여행 자체’가 하나의 특별한 경험이 된다.
요즘에는 클래식한 증기 기관차를 복원해 특별 운행하는 경우도 있어, 운이 좋다면 영화 속 장면 같은 증기열차를 직접 타볼 수도 있다.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감상하며 느긋하게 이동하는 세틀-칼라일 철도는 세틀을 방문했다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하이라이트다.
4. 세틀 여행 추천 코스와 매력 포인트
세틀 여행은 계획을 촘촘히 짤 필요 없이, 자연스러운 리듬에 몸을 맡기는 것이 정답이다. 추천 코스를 소개하자면, 먼저 아침에는 세틀 마을 중심가를 천천히 둘러보자. 전통 시장이 열리는 날이라면 시장부터 방문해 현지 분위기를 만끽하는 것도 좋다. 이후 세틀 기차역으로 이동해 세틀-칼라일 철도를 타고 리블헤드 고가교까지 왕복하는 미니 기차 여행을 즐기자.
오후에는 세틀 주변 자연을 탐험해보자. 특히 ‘세틀 루프(Settle Loop)’라 불리는 트레킹 코스는 약 16km 거리로, 초원과 언덕,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따라 걷는 아름다운 루트다. 경사가 심하지 않아 초보자도 천천히 완주할 수 있고, 곳곳에서 요크셔 데일즈 특유의 전원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하이킹을 마친 후에는 퍼브에서 로컬 맥주와 전통 음식인 파이 또는 플라우맨스 런치(Ploughman's Lunch)를 맛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세틀은 화려함이나 인위적인 볼거리는 없다. 대신 소박한 골목, 푸른 초원, 느린 기차, 따뜻한 사람들이 있다. 도시의 빠른 리듬에 지쳤을 때, 세틀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자체가 선물이 되는 장소다. 이 작은 기차 마을에서, 진정한 쉼과 여유를 만끽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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